다시, 밥물로 살아보기로 했다
나는 오늘, 정신 바짝 차리고 다시 '밥물' 식사를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현대의학적으로 말하면, 혈당 조절이 잘 안 돼서 식후 기절하듯 잠드는 상태였고
체력도 예전처럼 회복되지 않아 이제는 살기 위한 절실한 선택이 됐다.
결론적으로, 내 몸엔 밥물만큼 맞는 식사법이 없다.
밥물의 관점에서 보자면 음양이 어긋나 기혈순환이 무너진 상태,
최근들어 2식을 하기엔 체력이 너무 떨어져 있어서 오늘부터 3식으로 다시 시작
그나저나 지난 일주일 동안 왜 그렇게 단 음식이 당기던지.
어젯밤엔 가장 조심해야 하는 차갑고 달달한 음료를 잔뜩 마셔버렸다.
'오늘이 마지막이다' 생각하니 오히려 참지 않고 즐겼다.
그리고 아침.
머리가 띵하고, 점심 무렵부터는 미열이 오르기 시작했다. 😅
그래도 아침부터 하드하게 밥물 식사를 했기에 이 정도로 버틴 것 같다.
마른 미숫가루에 소금과 포도당을 섞어 침과 함께 살살 넘기니,
죽을 듯 몰려오던 졸음은 오늘 없었다.
오히려 침도 잘 돌고 속도 편하다.
이미 밥물은 내 몸에 어느 정도 체득돼 있어서, 시작이 어렵지는 않았다.
문제는 종종 어디쯤 음식 욕구가 아련하게 올라올 때,
인내심 부족한 내가 경로를 이탈해버리는 그 순간들이다.
남편은 잘 찌지 않는 내 몸을 부러워하지만
나는 음식을 절제할 줄 아는 남편이 더 부럽다.
아마 건강한 사람일수록 음식 절제도 자연스럽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한때 기버터 먹고 기운이 났었는데,
점점 발이 붓는 증세가 생겨 중단했다.
소금물도 매일 마시니 오히려 에너지가 고갈되는 느낌이 있어
이젠 간헐적으로 마시거나, 음식 자체를 조금 짭짤하게 조절해서 먹으려 한다.
두유나 커피 마실 때 일부러 소금을 타기도 한다.
믹스커피는 끊어보려 했는데… 아직은 안되겠다. 하하.
오늘 오후 식사 이후로는 물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
속에서는 적당한 열감이 올라오고, 오랜만에 '괜찮다'는 느낌이 들었다.
맞다, 이게 바로 밥물 식사였지.
과거에 밥물하다 영양고갈 시점을 지나면서 겪은 어려움이 생각난다.
이번엔 요령껏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아 스스로에게 조금은 기대가 된다.
남편은 탁구는 꼭 치고 오라고 하는데,
나는 탁구 치고 나면 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는 느낌이다.
꼭 깊은 잠에 빠지고, 그러면 또 밤잠의 질이 떨어지고…
이 악순환이 반복된다.
지금은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지만,
두유 한 팩은 마셔주기로 했다.
일부러 첨가물 없고 양도 적은 제품으로 골랐는데
몸에서 ‘수분이 많다’는 반응이 온다.
콩국물은 항상 남겨 버리던 기억이 있어
이번엔 콩가루를 사서 내 양에 맞춰 먹기로 했다.
미열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근래 일정 시간이 되면 졸음이 쏟아지고
한숨 자고 나면 시간이 너무 아깝고, 왠지 우울한 기분까지 들곤 했다.
나는 너무 민감한 사람.
하지만 어쩌겠나, 이런 나로 태어났으니
그저 이 모습 그대로 적응하며 살아가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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