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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조금은 서툰 엄마, 그래도 따뜻했던 일요일

온별 2025. 7. 2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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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이지만  
오늘은 아들의 태권도 시합이 있는 날.

그래서 나는  
엄마 노릇을 해야 한다.

---

평소엔 엄마 역할을  
잘 못하고 살아서  
괜히 이런 표현이 툭 튀어나왔다.

오늘은 10시에 아점을 먹여야 하기에  
대패삼겹살을 굽고  
상추랑 된장찌개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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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도 점심을 차려놓고  
밥상보를 덮어두었더니  
아들이 물었다.

“엄마, 이거 내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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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평범한 집이라면  
당연한 대화일 텐데  
우리 집은 좀 다르다.

부실한 엄마 덕분에  
아이들이 스스로 챙겨 먹는 버릇이  
자연스레 몸에 배어버렸다.

---

나는 기운이 있을 때만  
밥상 차려주는  
"서비스형 엄마"였다.

이제야  
살만해지고 있어서  
조금씩 엄마 노릇을 해보려 한다.

---

늦지 않게 보내려고  
식사 시간도 챙겼건만  
아들은 느긋하기만 하다.

“관장님 속 터지셔.  
일찍 가서 대기해야지~”  
말은 해봤지만 역시나 느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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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한마디 더 하고 싶었지만  
참았다.

혹시 늦더라도  
이미 벌어진 일이고,  
시합 전 아이에게  
불쾌한 기분을 주고 싶진 않았다.

---

맞아.  
내가 성격이 좀 급하지.

나는 꼰대처럼  
30분 전엔 도착해야 직성이 풀리지만,  
요즘 아이들은  
딱 맞춰 가는 게 자연스러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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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이면  
잔소리 많은 엄마보다는  
자상한 엄마로 남고 싶다.

아이들은  
생각보다 빨리 자라고  
언젠가 내 손을 떠날 날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아서  
더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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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집을 나섰다가  
전화 통화하며 다시 돌아왔다.

“도복을 바꿔 입어야 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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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간  
“미리 좀 챙기지~ 으이그…”  
하고 싶었지만,

나는 다시  
자상한 엄마 이미지로 장착ㅋㅋ

---

도복에 붙은 태극기 마크가  
떨어져 있었다.

아들은 관장님과 통화하며  
급히 양면테이프를 찾아 붙여보려 했다.

---

그 모습이  
조금 꿈떠 보여서  
내가 바느질 통을 꺼내왔다.

 

 


급한대로  
네 곳의 모서리만 꿰매주었다.

---

그때 아들이 한마디.

“엄마, 바느질 속도가  
이렇게 빠른지 몰랐어.”

“엄마는 늘 반전의 이미지가 있징~”

그 말에 괜히 신이 나서  
깨알 자랑 모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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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살아도  
자주 놀아주지 못했고,  
언제나 미안함이  
내 마음 한켠에 깔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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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말이 많지 않지만  
그 한마디에

“오… 우리 엄마…”  
그런 느낌이 전해져서

그냥,  
그 별일 아닌 상황들이  
너무 좋았다.

---

도복 입고  
맨발에 크록스 샌들 신은 모습도  
제법 상남자 티가 났다.

가끔 내가 피곤해  
거실에 잠들어 있으면  
“엄마, 방에 가서 자~” 하며  
손잡고 일으켜줄 때가 있다.

---

그 순간도  
내겐 따수운 장면으로  
찰칵—  
가슴에 저장된다.

---

이건 아들 자랑이라기보다는  
모자란 엄마의  
**추억 저장소** 같은 글.

내가 살아가는  
소중한 일요일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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