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떠나보내며
지난 수요일, 1번 센터 명상을 하던 중 불현듯 눈물이 쏟아졌다. 오래전부터 마음 깊숙이 묻어둔 감정이 터져 나온 순간이었다. 먼저 다른 별로 떠나간 친구. 늘 씩씩했고, 진심으로 친구라 부를 수 있던 단 한 사람이었다. 몇 년을 만나지 않아도, 연락이 뜸해도 조금도 서운하지 않던… 늘 곁에 있는 것만 같던 존재였다.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나를 걱정해 주던 친구. 그러나 결국 병세는 악화되었고, 마지막은 신약 실험에까지 몸을 내어주며 고통 속에 삶을 마감했다. 그 소식을 전해 들었을 때 나는 숨이 막혀 한동안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그마저도 끝내 마주할 용기가 없어 외면한 채 살아왔다. 이번 명상에서야 비로소 친구의 고통을 느끼고, 억눌린 분노와 슬픔을 쏟아내며 고맙다는 인사를 전할 수 있었다. 이제야, 진정으로 친구를 떠나보낼 준비가 된 것 같다.
달라진 시선
그날 이후 나는 조금 달라진 나를 발견했다. 예전에도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려 애썼지만, 그것은 얕은 수준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내 마음을 더 깊이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고, 앞으로 더욱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도 생겼다.
호흡 훈련을 이어가면서 횡격막이 뻐근하게 느껴졌다. 안 쓰던 근육이 깨어나듯 자연스러운 반응이겠거니 한다. 몸이 풀리면 호흡도 더 깊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생겼다. 명상을 통해 알게 된 것은,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라는 사실, 그리고 나조차도 늘 변화하는 존재라는 점이었다. 그 변화를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또한 시간이 필요한 배움임을 조금씩 이해하게 되었다.
에너지와 컨디션의 파도
토요일, 시어머니와 점심을 함께한 뒤 집에 돌아오자 이유 없이 기운이 빠졌다. 나는 에너지에 민감한 사람이다. 그동안 이런 기복 때문에 삶이 늘 힘겹게 느껴졌다. 그러나 이제는 원인을 알아차리니 덜 부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날 오후, 처음으로 2번과 3번 에너지 센터 명상을 시도했다. 놀랍게도 전신이 시원하게 열리며 눈까지 환해지는 경험을 했다. 늘 뭉치던 눈 주변의 답답함이 사라지고, 머리가 맑아졌다. 몸은 자연스럽게 가벼워지고 움직임도 경쾌해졌다. 무엇보다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차니, 아이들과의 관계마저 부드럽게 변했다. 무뚝뚝하던 딸이 스스로 다가와 말을 건네는 모습에서, 집안에 핑크빛 기류가 흐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순간 깨달았다. 내가 변해야 아이들도 변한다는 것을. 이번에는 정말, 내 삶의 롤러코스터 같은 패턴이 바뀔 수 있겠다는 희망이 생겼다.
몸과 마음의 실험
아침 명상 전, 기운이 부족할 때면 버터 한 조각으로 몸을 깨운다. 첫 음식으로는 되도록 수분을 피하려 한다.
이번 주에는 일부러 아이스크림과 과일을 먹어보았다. 예전 같으면 머리가 금세 무거워졌을 텐데, 이번에는 달랐다. 몸은 붓더라도 머리는 맑게 유지되었다. 명상이 몸의 민감도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음을 느낀다. 언젠가는 음식과 수분에 대한 반응도 더욱 부드러워지리라 기대한다.

명상 3주 차.
나는 여전히 예민하고 쉽게 흔들리는 사람이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억눌린 감정을 마주할 용기를 얻었고, 에너지의 흐름을 정화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무엇보다 사랑으로 충만한 내가 되니, 가족과의 관계가 달라지고 있다.
이번 변화는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나의 삶을 새 길로 이끌어줄 시작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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