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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에 관한 잡다한 이야기

밥물일기

짱 건강한 금고래 2024. 12. 14.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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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물(밥따로 물따로, 음양식사법)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꿈을 꾸다 일어났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석양과 매화꽃 닮은 커다란 꽃나무가 우람하게 하늘을 반정도 가릴 정도였고 너무 예뻐 자꾸 쳐다보던 게 기억에 남는 꿈이었다.   어쩐 일로 꿈이 머릿속에 남는다. 꿈속에서 행복해서 깰 때도 행복했다. 깊은 잠을 못 자도 오늘은 피곤하지 않고 가볍다.  갑자기 동네산을 다녀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간단히 먹고 물 시간에 늘 먹던 믹스 커피는 건너뛰고 대신 생강청 한 잔 마셔주고 길을 나섰다.  오전 9시경이다.

 

눈이 쌓여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눈은 거의 없고 음지에만 살짝 남아 있는 정도였다.  햇살 드는 곳은 따사로운 느낌이 가을 같다는 느낌마저 든다.  밥물 하면서 공기에 예민해졌다.  실내의 탁한 공기 대신 신선한 산 공기를 마시고 싶은 욕망이 귀차니즘을 이겼다.  

오늘은 햇살이 좋은 날이다.  산 중간 벤치에 앉아 잠시 햇살 샤워를 마음껏 즐겼다. 오늘은 늘 함께 오던 댕댕이도 떼어놓고 혼자 왔다. 그냥 혼자 이 시간을 누리고 싶었다.   내가 하던 모든 역할을 내려놓고 자연 속에 그대로의 나를 두고 싶었다. 

 

오전부터 몸을 움직였더니 점심은 배가 너무 고프다.  남편한테 라면 한 젓가락(실은 요즘 몇 젓가락 먹기 시작했다) 얻어먹고 나는 밥과 김치와 두부. 이렇게 간단히 먹어주었다.  밥과 김치만 먹으면 허해 두부도 함께 먹어주었다. 밖에서 먹는 육류는 맛있긴 한데 항상 뒤끝이 안 좋아 자제하고 집에선 그냥 먹기가 싫다. 달달한 말린 과일을 후식으로 먹고 싶었는데 없다.  안 먹어볼까 하고 떨어진 채로 두었는데..... 이게 더 큰 입 터짐을 불러왔다. 나는 여전히 달달한 게 좋다. 아이스크림 안 먹은 지 꽤 오래되는데 마침 냉동실 아이스크림이 그 순간 눈에 띈다.  남편하고 아들이 먹지 말라고 한 마디씩 해주지만 이미 수저 들고 먹고 있다.  조금만 먹으면 계속 생각나 계속 조금조금 먹게 되는데 그게 더 나쁜 거 같아 뭐가 당기면 한 번에 충분히 많이 먹자는 생각을 하고 있다.  오늘도 그런 주장을 펼치며 아이스크림 양이 너무 적다고 더 먹고 싶다고 했더니 남편이 나중에 큰 거 두 개 사가지고 오겠다고 한다.  아들하고 남편이 못 먹게 하려고 많은 양을 먹어치웠기에 적은 양만 먹었더니 계속 먹고 싶다는 욕구가 강하게 남아 있다.  남편이 못 말리겠다고 그냥 사 오겠다고 한 것이다.  많이 먹고 혼나면 다음부터는 또 자제하는 걸 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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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식사 후 두유 두팩과 맹물 한 잔을 마셔주었다. 데우지도 않고 그냥 마셨다.  망했다.  머리가 지끈거리기 시작한다.  생강청에 들어있는 원당도 내 몸엔 별로인듯하다.  원당 없는 생강원액을 다시 주문했다.  단 걸 먹고 싶어 관찰했더니 포도당, 스테비아 정도는 별 무리가 없고 다른 당분들은 몸을 금방 약하게 만드는 게 느껴진다.  올리고당은 중간쯤이라 조금 사용할 때는 괜찮은 듯하다. 내일 컨디션이 좀 걱정이다.  좋아지자마자 아이스크림을 먹다니....ㅠㅠ 남편보고 나중이라도 아이스크림 사 오지 말라고 말해주었다. 빙그레 웃는다. 그럼 그렇지 하는 표정이다. 

 

식탁에 오래 앉아 있을수록 주변 먹거리에 유혹을 잘 당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웬만하면 식탁에서 빨리 사라져야겠다. 아이스크림 좋아하는 딸, 편의점 음식 좋아하는 아들, 라면 좋아하는 남편....... 사실 전부 내가 좋아하던 음식들이다. ㅠㅠ. 다행히 가족들은 별 탈이 없고 과식을 하지 않는 장점들이 있다.  밥물 전 나는 먹고 싶은 건 양껏 먹어야 하는 식탐을 가지고 있었다.  적다 보니 과식이 정말 안 좋긴 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남들보다 예민하기도 해 스트레스지수가 높은 것도 무시할 순 없다.  실로 오랜만에 먹어 본 아이스크림이 내일 불러 올 파장이 궁금하다.  잠시 먹는 동안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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