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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야꽃이 알려준 것, 나를 지키는 용기

온별 2025. 6. 12.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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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계속 더 안 좋아져서 결국 회사에 그만두겠다고 통보했다.
마지막 출근이라고 생각하던 어제,

오잉?
호야꽃이 피어 있었다.

그만두는 걸 축하해주는 느낌이었다.
‘잘했어. 이젠 너 자신을 지켜야지.’
그런 위로 같아서, 괜히 마음이 홀가분해졌다.

 

 

 

매일 보던 호야인데,
언제 꽃망울을 맺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벽 쪽 뒤에 숨어서, 아무도 모르게 꽃대를 키워온 이 귀여운 녀석이
어제 내 눈에 딱 걸렸다.

너무 숨어 있어서 꽃이 피지도 못하고
질식할 것 같은 모습.
그래서 조심조심 앞쪽으로 옮겨주었다.

그러는 동안, 꽃대 두 개는 낙화했다.
그 모습에 미안했지만,
지난번 첫 개화보다 이번 꽃대가 훨씬 실했다. 기특한지고.

10년 만에 호야꽃을 보고, 다시 또 한 번 꽃을 보다니
나는 행운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다.

아침엔 피곤이 몰려왔는지
밥 먹자마자 기절하듯 잠들었다.
분명 5시에 상쾌하게 일어나 뭐든 잘 해낼 것 같았는데…

에너지가 너무 짧게 불탄다.
지나친 의욕은 잠시 접어두고,
한동안은 그냥 편히 쉬자.

쉬고 있는데, 퇴사 통보에 아무 대꾸도 없던 대표님한테 연락이 왔다.
“쉴 만큼 쉬고, 가끔 들러 관리만 좀 해줘요.”

오늘 곰곰이 생각하다가 스스로 처음 깊이 자각한 사실이 하나 있다.
나는 엠패스다.
하지만 그 사실을 늘 의식하고 사는 건 아니었다.

올해 사무실에 직원이 두 명 더 늘면서
그들의 에너지가 내 몸에 과부하를 일으켰다는 걸
이제야 똑바로 알게 되었다.

대표님과 직원들 사이에서 늘 중간 역할을 하다 보니
모든 사람들의 감정, 스트레스를 내가 흡수한 것 같다.

사람들이 나와 함께 있고 싶어 했던 것도
어쩌면 내가 주는 공감과 흡수력이
그들에게 편안함을 주기 때문이었겠지.

하지만 지금의 나는, 거의 번아웃 상태다.
핸드폰 꺼두고 숲속에 가서
일주일만이라도 나를 쉬게 해주고 싶다.

마음은 그렇게 외치는데
현실은 그렇게 쉽게 흘러가진 않는다.
자외선 알레르기 때문에 외출이 어렵고,
혼자 있는 것도 좀 무섭고,
가족이 그리워질 것 같기도 하고.

그래도…
‘연락 두절 시골살이 일주일’,
버킷리스트 하나를 정했다. 꼭 한번 해보고 싶다.

글을 쓰다 보니
예전 치악산에서 맨발로 걷던 기억이 났다.
몸이 좀 나아지면 2박 3일 혼자 조용히
휴가를 가져볼까?

왠지 그건, 나도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또 피곤이 몰려온다.
조금 더 쉬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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