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하루종일 비가 내리고 오늘은 부슬부슬 하루종일 이슬비가 내렸다. 우산 쓰기도 안 쓰기도 애매한 비라서 나는 그냥 우비를 입고 산으로 향했다. 어제 하루 보지 못했던 산길이 벚꽃잎으로 덮여 있다. 비 오기 전날에 너무나 아름답게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던 꽃잎들이 어젯밤 비로 온통 낙화하여 또 다른 아름다운 그림을 그려놓았다. 오 놀라워라. 진짜 벚꽃잎을 사뿐히 즈려밟고 갈 수 있는 날이 내게 오다니......... 환상적이다. 오랜만에 촉촉한 길을 걷는 발의 감촉이 시원하고 보드랍고 상쾌하다. 아침이라 지나가는 사람도 별로 없고 고즈넉하니 여유롭고 좋다. 어제 내린 비로 산이 초록초록해지고 있다. 반가운 일이다. 맨발 걷기가 서툴 때는 발이 돌부리에 걸릴까 가시에 찔릴까 조심조심 땅 쳐다보기 바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