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1월 12일 화요일
운동으로 탁구를 시작한 지 한 달 남짓 되었다. 돈 주고 하는 운동 중에서 한 달을 넘긴 운동은 탁구가 유일하다. ㅎㅎㅎ
변명을 하자면 근골격계가 너무 약해 부상이 바로 생겨 할 수가 없었다. 지금은 예전보다 몸 전체가 많이 부드러워진 것도 한몫하고 일단 탁구가 재밌다.
힘없는 내가 부담 없이 들 수 있는 라켓 무게와 크기가 일단 좋았고 햇빛 알레르기가 있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라 좋았고 달리기나 등산처럼 한 번 가면 편히 쉬기가 힘든데 탁구는 힘들면 중간중간 편하게 실내에서 쉴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작은 탁구공에 집중하는 상태도 좋다.
기술 들어간 공은 잘 못받아치지만 민볼은 잘 받아치기 때문에 한 달 채우기 전부터 복식경기에도 참여시켜 주었다. 아직 초보자라 경기룰로 제대로 모른 채 하라는 대로 하는 경기긴 했다. ㅎㅎ. 타고난 민첩성과 순발력이 좀 있는 편이고 탁구샘이 나는 습득력도 빠른 편이라고 그러셨다. ^^.
처음 배울때 탁구장에 있던 라켓 중에 하나를 지정해 주셨고 매일 그 라켓 가지고 연습하라고 했는데(그중에 제일 좋은 라켓이었던 것 같음).... 한 달쯤 되었을 때 새로운 분이 들어오셨다. 그분도 내가 사용 중이던 라켓을 공용으로 사용하게 되니 좀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나 말고는 전부 본인 라켓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그때 인지하게 되었다.
라켓을 사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운동도 장비빨이라고 좋은 라켓을 쓰면 좋다고 쌤도 그러시고 한참 위 선배님도 그러셨다. 라켓 이것저것 들어보고 공을 쳐보다 마음에 드는 라켓이 들어왔다.
보는 눈은 있어서 ㅋㅋㅋㅋㅋㅋ. ㅠㅠ
나는 이게 제일 맘에 들었고 이미 다른 라켓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높아진 눈이 절대 내려오지 않겠다고 ㅋㅋㅋㅋㅋㅋ
가격 듣고 깜짝 놀랐다. 미리 라켓 가격이 알고 싶어 애용하는 쿠*에 검색을 했었는데 이런 가격대는 내 눈에 띄지 않았기 때문이다.(나중에 이 제품 이름 넣어 검색하니 나왔다) 뭐가 이리 비싸냐고 했지만 한 번 꽂힌 라켓의 그립감을 잊지 못해 이 녀석을 사기로 결심했다.
버터플라이 미즈타니 준 수퍼 ZLC, FL(나팔모양)
이 박스 안에 러버가 없는 정말 나무로만 된 탁구라켓이 들어 있다. 러버가 붙어 있지 않아 정말 가벼웠다. 가벼운 첫 만남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그리고 예쁘다. 내 눈에 캔디.ㅎㅎㅎ
이 라켓을 알기 전까지 나는 무조건 라켓에 러버가 붙어 판매되는 줄 알았다. 러버도 가격대가 천차만별이란 걸 이때 알았다.
양면이라 앞면은 빨강색 러버, 뒷면은 검은색 러버를 붙여줘야 한다. 비싼 라켓을 샀는데 러버도 어느 정도 격식을 맞추어 붙여줘야 할 것 같아 버터플라이 테너지 05를 각각 붙여주었다. 잘 알아서 이 러버를 붙인 건 아니고 가격과 상품평 보고 괜찮은 것 같아 구매하게 되었다.
러버를 붙이면서 알게 된 사실 또 하나 ..... 탁구라켓 모양으로 러버가 되어 있는 줄 알았는데 네모난 모양이란 거... 붙이고 오리기도 잘해야 한다는 거..... 그래서 탁구장에 아무나 쓰는 라켓들 러버가 그 모양이었구나를 이때 알게 되었다.^^;; (자세히 보면 이쁘지 않게 붙여져 있는 것들이 꽤 있음)
러버를 붙이려면 물품들이 또 필요하지만 나는 거기까지 힘들고 사전에 탁구쌤한테 말씀드렸더니 붙여 주기로 하셨다. 탁구장에 붙일 수 있는 도구가 전부 구비되어 있었다.
러버를 다 붙이고 나니 엥????? 생각했던 가벼움이 사라졌다. 뭔가 묵직한 느낌이 든다. 가벼움에 반해 이 라켓을 구매한 건데... ㅠㅠ. 분명 이 라켓을 들었을때 가볍고 좋았는데..... 이상하다 했더니 뒤쪽 러버가 얇은 게 있었다.
나는 그냥 똑같은거 붙이면 되는 줄 알고 똑같은 테너지 05를 사서 붙였더니 무게가 조금 무거워진 거였다. 다음에 나도 얇은 러버 붙여야겠다고 했더니 그건 연습이 좀 필요하다고 어느 정도 때가 되어야 한다고 그러셨다. 나는 팔 힘이 꽤 없는 편이라 약간의 무게감도 좀 부담스러울 때가 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생각보다 조금 묵직해진 라켓이지만 내 생에 처음 가져보는 탁구라켓이고 괜찮은 라켓이라 맘에 든다. 금방 익숙해질 테니까 괜찮다.
탁구장에서 보면 예쁘고 멋진 라켓 가방도 꽤 보이던데 대채로 예쁘고 멋진 건 하드 케이스였다. 하드 케이스로 할까, 천 가방으로 할까 잠시 고민했으나 금방 답을 내렸다. 일단 가방에 넣고 다니기도 편하고 자리 차지도 덜하고 가벼운 천 가방으로 선택했다. 가격도 저렴하고 손잡이도 있고 안에 약간의 쿠션감도 있는 제품으로 선택했다. 라켓을 넣어보니 안성만춤이다.
이렇게 나는 장비빨을 갖추게 되었다.^^
좋은 제품이기도 하고 새 제품이라 그런지 타격감이 장난 아니다. 공도 잘 맞고 공이 잘 맞았을 때 그 소리가 쾌감을 일으킨다. ㅋㅋㅋㅋㅋ. 탁구칠 맛 난다.
구매하고 일주일 정도 사용했는데 공이 너무 잘 맞아 저질 체력인 나는 조금 더 피곤한 것 같다.^^;; 공이 맞을 때의 진동이 팔로 전해져 오는데 아마도 그 진동 때문인 것 같다. 팔이 가늘기도 하고 근육량이 없어 진동이 더 잘 느껴지는 것 같다. 탁구 시간을 좀 줄여볼까 했지만 요즘은 계속 복식경기로 마무리를 하게 되어 내 맘대로 끝낼 수가 없게 되었다. 대체로 추가 경기까지 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초보치고 비싼 라켓을 구매했지만 앞으로 계속 사용할 라켓이니까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컨디션 조절 잘해가며 슬기로운 탁구생활 하고 싶다. 작은 공에 순간 집중하며 그에 반응하는 내 몸의 순간 움직임에 스스로 감동할 때도 있다. ㅋㅋㅋㅋ. 나는 탁구가 재밌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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