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년 10월 3일
어제 커피 두 잔 마셨다고 밤잠을 거의 못 잤다.
아침 풍욕 마치고 아침밥까지 먹고 30분 정도 잠을 청했다.
어젯밤 예감대로 잠을 못 잤음에도 불구하고 컨디션 회복이 되었다. 이런 예감이 맞는 것도 신기하고 빠른 회복도 감탄스럽다.
찬바람이 차게 느껴지지 않고 시원, 청량하니 좋고 에어컨 바람도 시원하게 느껴진다. 온도차를 잘 이겨내지 못했는데 일교차가 주는 앙칼진 온도차가 이젠 순하게 느껴진다.
이맘때가 되면 겨울 옷을 준비하고 있었을 텐데..... 현재는 관심 없다. 패딩에 아직 눈이 안 간다. 오히려 두꺼운 목티를 피해 얇다 못해 시스루 같은 목티를 샀다. 그게 보온이 되는 놀라운 현실. ㅋㅋㅋ. 그거 입고 위에 얇은 청자켓 걸치고 덥다고 팔 걷어 부치는..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신난다.
실내에서 실외로 나왔을 때 시원하다 했더니 친구가 놀랜다. 맨날 춥다고 하더니 시원하다는 말을 하는 내가 신기하다고.... 친구도 처음 겪는 일에 감탄이다. 이맘때쯤 에어컨 바람은 내게 짜증을 유발할 정도로 차가워 너무 싫어했는데 그걸 아는 친구가.... 와.... 진짜 대박이다 이런 말을 한다. ㅋㅋㅋ
에어컨 바람 나오는데서 안 춥냐고 묻는데.... 응 안 추워... 했더니 본인도 너무 좋다고 한다. 내가 너무 추워하니 매번 많이 신경이 쓰였다고 한다. 이제 신경 안 써도 되니 너무 좋다고 한다. ㅋㅋㅋㅋ.
친구는 이제 얇은 패당점퍼를 입고 다니고 그늘진 곳에선 춥다고 하는데 나는 시원해서 좋다고 하고 오히려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있다. 태어나서 처음 겪어보는 이 상황이 너무 좋아서 계속해서 만끽 중이다.
내가 추위를 타는 게 살이 찌면 괜찮다고 살을 좀 찌워보라는 말도 꽤 들었었다.(남편도 그랬다) 그런데 밥물은 살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 오히려 지금 밥물 하고 빠지고 최근 들어 운동하면서 살짝 또 빠지고..... 더 날씬해졌다...... 그런데 점점 따뜻해지고 있다.
밥물을 오래 하면 추위, 더위를 안 탄다는 걸 읽어보기는 했지만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일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냥 막연한 꿈처럼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그리고 추위, 더위 안타는 사람이 너무너무 부러웠다. 실제 경험하니 너무 멋지고 감사한 일이다. 내가 좋아하는 옷들을 입을 수 있다는 것도 너무 즐겁고 행복하다. 마음을 내려놓았다고 생각했는데 내려놓은 게 아니라 건강이 안 따라주니 어쩔 수 없이 포기를 한 상태였던 것 같다.
친하긴 하지만 밥물 얘기는 귓등으로 듣던 친구가 오늘부로 확실히 자연 치유가 갖는 대단한 힘을 인식하게 된 것 같다. 내가 건강으로 성공해야 주변 사람들에게 당당하게 밥물 얘기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은 내가 가을에 시스로 목티를 처음 입고 외출한 역사적인 날이다. ㅋㅋㅋㅋㅋㅋㅋ
겨울옷을 너무 빨리 입는 게 민망해 내복 입고 얇은 티 겹겹이 입고........ 그 무거웠던 옷들의 무게여..... 그동안 고마웠어. 안녕...... 어디서든 행복해라..... 이제 나는 너희들 없이 내 몸을 보온할 수 있게 되었단다. 안~~~ 녕
목 추위도 많이 타서 스카프도 필수였고 찬바람 불 때 목 내놓고도 멀쩡한 사람도 많이 부러웠다. 이제 나도 멀쩡하다. 멋으로라도 두르면 더울 것 같다. 지금은. ㅋㅋㅋㅋㅋㅋㅋ
추위를 덜 타면서 정말 많은 용품들로부터 해방이 되는 것 같다. 이 가벼움.........
핫팩 떨어지면 불안해서 미리 쌓아둬야 마음이 편하고...... 이런 일들을 이젠 안 해도 될 것 같다......
겨울 토시도 종류별로 있었는데....... 발목 시리고, 종아리 시리고., 무릎 시리고......... 그때 그 때 온도에 민감한 내 신체에 대응해야 하던 일들을...... 이젠 이것도 안녕을 고해도 될 것 같다. 오늘 내 발목은 맨 살이었는데도 아무렇지 않았다.
지금은 세상에 계시지 않지만 한 번도 뵌 적 없는 이상문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나를 사랑해 주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나와 상관없는 모든 사람들도 아픔 없이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는 기도를 드리고..... 오늘 하루도 안녕
- 끝 -